그러니 만일 당신이 아직 살이 있다면, 지금 나는 이 삶을 살고 있지 않아야 한다. 지금 내가 살아 있다면 당신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. (한강, 흰, 3장, p113) 몇 년 전, 어머니는 나와 형 이전에 유산된 형제가 있었다고 나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. 그 때 유산이 되지 않았다면 나는 태어나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도 함께… 이런 기억이 있어서 그랬을까… 소설의 내용에 좀 더 깊게 빠져서 읽었다. 짧은 소설이지만 하나하나가 무겁게 느껴져, 끝까지 읽는데 생각보단 시간이 많이 걸렸다. 소설 ‘흰’은 마치 먼저 떠나간 형제에게 보내는 편지 같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.